무관세를 입은 미국산 오렌지의 공습이 거세지면서 주요 경쟁 품목인 제주산 만감류 가격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.
미국산 오렌지는 2012년 3월 발효된 한미 FTA(자유무역협정)로 3월부터 8월까지 적용되던 계절관세가 35%에서 순차적으로 인화되다 이달부터 완전히 사라졌다. 미국산 오렌지는 3월부터 8월까지 집중적으로 수입된다.
이에 따라 3월 들어서도 출하가 계속되는 제주산 만감류가 타격을 입고 있다. 레드향을 제외한 만감류는 4~5월까지 출하된다.
20일 제주지역 농협과 감귤농가 등에 따르면 1㎏당 4500~5000원을 오가던 한라봉과 천혜향 시세는 지난 2월 말부터 1㎏당 3500~3000원까지 떨어졌다.
특히 만감류 소비 부진으로 발주가 안 되면서 재고가 늘어나는 실정으로 앞으로 가격 하락이 계속될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.
농협 등은 이 같은 소비 부진의 이유로 무관세 오렌지 수입에 따른 공급과잉과 대규모 오렌지 판촉행사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.
제주시 한경농협 관계자는 “대형마트 매장을 가보면 미국산 오렌지를 쌓아 두고 판매하는 관경을 쉽게 볼 수 있다”며 “반면, 만감류 매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. 만감류도 오렌지처럼 소비자에게 선택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”고 말했다.
서귀포시 남원농협 관계자는 “출하한 만감류를 창고에 쌓아둘 수 없어 ‘울며 겨자 먹기 식’으로 공판장에 내놓고 있지만 팔리지 않으면서 물량만 늘어나고 있다”며 “한라봉과 천혜향 출하가 끝나도 청견과 진지향 등 다른 종류의 만감류 출하가 남아있어 걱정이 많다”고 말했다.
제주 신보 백나용 기자 nayong@jejunews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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